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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기본을 충실히 지키느냐다. 여성 쇼핑몰 모임 앱 지그재그를 내놓은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를 인터뷰해 들은 생각이다. 여성의 쇼핑 몰 모음 앱 1200만 다운로드 휴대 전화 UX전문가…”디테일이 생명”필수적 사용성이 성공의 비결 지그 재그는 최근 패션 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서비스이다. 2015년 6월에 출시된 이 앱은 최근 누적 다운로드 1200만건을 돌파했다. 동대문 옷을 파는 3000곳 남짓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정보는 실시간으로 지그 재그 앱으로 모여든다. 구글처럼 검색 알고리즘이 나돌아 사이트 정보를 긁어모으는 크롤링(Crawling)이다. 소비자는 쇼핑몰을 출입하지 않고 여기서 500만가지가 넘는 옷을 만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개인 소비자가 어떤 쇼핑몰과 어떤 옷을 클릭할지 지그재그는 지켜본다. 앱을 반복해 사용할 때마다 더 정확하게 취향에 맞는 옷을 추천한다. 이른바 빅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다. 서 대표를 만나기 전까지는 지그재그의 성공 비결은 빅데이터 기술력이라고 생각했다. 서 대표의 이력과 서비스 철학에 대해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여성 쇼핑몰 모임 앱 지그재그를 내놓은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 사진 지그재그 서 대표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는 사용하기 편리함을 갖춘 뒤 덤으로 올리는 서비스 같은 것”이라며 “최상의 UX(사용자 경험)를 구현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데이터도 모아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쉬 대표는 30일 열리는콘퍼런스에서 지그 재그 성공 비결을 공유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질의: 창업 전 이력이 독특하다. 병역특례로 입사한 IT회사에서 자회사 대표까지 지냈는데.응답: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이 항상 관심사였다. 자연스럽게 멀티 미디어 관련 일을 하고 보고 싶었는데, 2004년 뵤은토우크에 휴대 전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입사했다. 기술과 디자인을 모두 설명할 수 있어 영업이 쉬웠다. 계속 승진하고 2008년에 자회사 대표까지 맡았다. 7명이던 직원은 50명까지 늘어 누적 매출이 100억원에 달했다. 모기업은 기업공개(IPO)도 했다. 스마트 폰 시장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나의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12년에 창업을 결심했다. 질의: 창업 전 8년간 맡았던 일은 어떤 것이었나. 답변: 글로벌 브랜드 피처폰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앱을 만들어 납품하는 것이었다. 알람이나 달력, 계산기와 같은 앱을 설계해 주는 것이다. 그만두고 세어 보니 90개 정도의 앱을 만들었어. 앱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UX다. 알람 끄기 버튼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람 설정 단위는 어느 정도가 좋은지를 알아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었다. 스마트폰은 앱을 업데이트 하지만 피처폰 내장 앱은 그럴 수 없었다. 한번 만들어 문제가 생기면 원상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완벽하게 만들어야 했다. 질의: 그래서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선뜻 창업을 결심했나. 답변: 그렇다. 국내에 스마트 폰이 본격 보급되고 2011년경 앱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보면서’더 잘 만들 수 있는 ‘라고 생각했다(웃음). “작은 화면에 뭔가를 표현하는 것은 잘한다”라고 하는 자신이 있었다. 창업 후 디자인과 개발을 직접 했다. 2012년 2월 자신에 차 세웠으나 쉽지 않았다. 회사명 크로키닷컴은 크로키를 하듯 IT 트렌드를 빨리 잡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처음 내놓은 스포츠 동호회 관리 앱 팀 에이블(Teamable)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2번째 서비스인 영어 사전 앱”쿠키 단어장”(후에 비스킷에 개명)은 나름대로 호평했지만 크게 키울 자신이 없었다. 팀 에이블을 그만두고 비스킷을 타사에 매각했다. 정말 크게 키우는 데 값 하는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으며 3번째로 감춘 서비스가 지그 재그이다. 질의:앱은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전 2번 아이템은 왜 크게 히트하지 못했는가.답변: 타이밍이 문제였다. 첫 번째 앱은 스마트폰이 그대로 시장으로 퍼지기 전에 나왔던 것 같다. 창업 초기에는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순진했다.앱만 잘 만들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쓸 줄 알았던 것이다. 지그재그를 내놓을 때는 시장 규모와 아이템에 집중했다. 해외 진출 의욕을 버리고 의식주 관련 서비스 중 빈 구멍을 찾았다. 질의: 지그재그는 처음부터 반응을 좋아했다는데 비결은 무엇인가. 답변: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최선의 경험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앱에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이나 디지털이나 소비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완성한다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샤넬 매장에 들어갈 때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느끼는지 생각해 봤다. 먼저 두꺼운 문을 밀고 들어간다. 그 문의 크기와 무게, 문을 열 때의 소리는 모두 브랜드다. 문을 여는 순간 여기서 뭔가를 사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느껴야 한다. 그리고 이쪽저쪽 진열대를 한번 휘 둘러보다. 마음의 결정을 하고 하나를 선택해서 계산대에 갈 것이다. 그런 소비패턴을 앱에서도 구현하고 싶었다. 지그재그는 처음 들어오면 쇼윈도를 둘러본 뒤 쇼핑몰 디스플레이에 옷을 넣어둔 것을 비교한 뒤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이 경험을 편하게 느끼기 위해 계속 찾고 있는 것 같다. 지그재그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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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여곳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긁어 온 제품 정보이지만, 마치 한 쇼핑몰의 정보처럼 보인다. 사진 지그재그 질의: 빅데이터나 인공지능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용자 경험이란 말인가. 답변: 그렇다. 아날로그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날로그로 해결하고, 그 위에 디지털 기술을 조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앱뿐만이 아니다. 저번에 선풍기를 사서 환불했어. 선풍기 색깔도 흰색이었고 단추도 흰색이었다. 가까이 가지 않으면 단추가 보이지 않아. 사용성이 이런데도 사물인터넷이나 원격제어 기능을 넣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나는 남이 못하는 기술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유한 크롤링(Crawling)이나 빅데이터 분석 기술도 남이 절대로 못하는 기술이 아니다. 질의: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차별화하는지 구체적으로 들려준다면. 답변: 우리는 수천 개의 쇼핑몰에서 상품 정보를 모아오는데, 우리 앱에서는 마치 하나의 쇼핑몰 상품처럼 보인다. 사진 이미지나 상품 정보가 그만큼 통일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쇼핑몰마다 사진 비율이 다른데 어떻게 자르면 상품정보 유실이 적은지 고민하다가 수천 수만 장의 이미지를 넣어보고 약간 길쭉한 정사각형이 최적이라는 답을 찾았다. 이러한 이미지 최적화 작업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질의: (서 대표에 대해) 꼼꼼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왜 그런지 알았다. 답변: 대충대충 하는 게 싫어. 내가 부끄러운 상태에서 서비스를 내고 싶지 않다. 예컨대 최초에 쇼핑몰 300곳에서 정보를 긁어 왔을 때였다. 각 쇼핑몰을 대변하는 스타일 키워드를 골라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섯명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했다. 300개의 쇼핑몰에 대해서 각자가 느낀 스타일의 키워드를 줄인. 러블리 모던 시크 같은 식으로. 5명 전원이 인정한 키워드만 골라마름모, 쇼핑몰의 데이터로서 기재했다. 나중에 누가 와서 이 데이터를 보고 놀랐어. 단 한 사람이 마음대로 써도 될 텐데 이런 작업을 일일이 했느냐는 것이다.우리 앱의 쇼핑몰 가입 도우미도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 입력필드에 정보를 넣으면 다른 쇼핑몰로 이동했을 때 관련 정보가 자동으로 기재되는 서비스다. 이 필드에 어떤 정보를 넣는 것이 옳은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 200여개 쇼핑몰에 일일이 들어 카이 플랜의 기재 항목을 조사했다. 이들 쇼핑 몰이 80%이상 공통적으로 질문하는 항목을 뽑아 이 필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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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쇼핑몰 모임 앱 지그재그를 내놓은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 사진 지그재그 질의: 디테일이 대단하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답변: 함께 창업한 윤상민 CTO(최고기술책임자)도 가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하지만 나는 틀린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사용성이 좋으면 사용자는 빠져나갈 수 없다. 이용자가 그것을 느끼는 서비스는, “카피캣”이 나오지 않는다. 질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이 요즘 주목받고 있는데요. 응답: 창업 초기부터 개인화된 추천이 큰 가치를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할지 처음부터 고민하고 준비했다. 우리는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패션과 나이, 스타일을 찾는데 집중한다. 이 두개의 데이터가 전체의 70%정도를 좌우한다. 질의:추천화 시스템이 계속 발전하면 어떻게 되나. 지그재그 첫 화면에서 표시되는 모든 상품이 꼭 사고 싶은 상품으로 채워질까. 응답: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쇼핑이란 게 그렇다. 내가 사고 싶은 옷만 모이면 오히려 결정이 어렵다. 나와 맞지 않는 옷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옷이 눈에 띈다. 내가 사진이 아니라도 요즘 유행을 보는 재미도 필요하다. 거기서 개발 팀에 ‘100%맞춤 추천을 만들지 마라. 70%까지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질의:이런 노하우가 있으니 남성 패션이나 유아 패션 같은 다른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런가. 답: 여성 쇼핑몰도 아직 공부할 게 많다. 우리가 선택한 영역에서 좀 더 정교한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 매장에 들러 물건을 고르고 산다는 것만 생각하면 여성 패션과 남성 패션이 같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남자는 여자처럼 쇼핑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검은색 청바지를 사려면 가장 가까운 매장에 가서 “검은색 청바지 있어요?”라고 물으면 바로 결제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 유아복 시장도 다르다. 같은 소비자인데도 자기 옷을 사는 여자와 아이 옷을 사는 엄마의 패턴이 다르다. 이런 패턴을 모두 분석해 서비스를 내놓기에 여력이 없다. 질의: 유명 패션브랜드의 입점 문의도 있다고 들었는데 동대문 기반 쇼핑몰만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답변: 그것 역시 소비패턴의 차이 때문이다. 패스트패션은 스타일을, 브랜드 제품은 브랜드를 보고 산다. 이 두 가지가 섞이면 의사결정 구조가 바뀐다. 예를 들어 샤넬 가방이 이마트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라. 샤넬 가방도, 이마트의 다른 제품도 가격이 떨어진다. 동대문 옷이나 명품 옷이 섞여 있을 때도 같은 부작용이 일어난다. 질의: 작년말 광고비 모델 도입 이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들었다. 다음 계획은. 응답:개인화 광고 매출이 올해 100억원을 무난히 넘겼다고 생각한다. 이와 별도로 올해 안에 e커머스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용자 경험을 감안하면 커머스 진출은 불가피하다. 지금은 지그재그로 많은 상품을 비교해 구입을 결정해도 각 사이트에 들어가 가입을 해야 하고 따로 결제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커머스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여성 쇼핑몰집 앱 지그재그의 핵심 경쟁력과 비전은 폴인 스튜디오 누가 커머스를 바꾸느냐에서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다. 30일 서울 여의도동 위 워크 여의도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서천 응가 대표 외에 아마존 코리아와 이마트 ㆍ, 쿠팡 ㆍ 불은 등 국내외의 커머스 업계 관계자와 윤중 타쿠 에이블·라 부스 대표 최의 폰 강릉 원주대 교수 등 아마존 전문가가 참가한다. 입장권은 매진되었으며,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 ( ) 홈페이지에서 관련 디지털 리포트를 예약하여 구입할 수 있다. 디지털 리포트 예약 구매는 여기서 가능하다. 임 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출처:중앙 일보]”쇼핑 몰 앱 1200만 다운로드의 비결, 집요하게 얻은 사용자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