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알람이 울릴 시간 자신의 몸의 무게를 느끼는 유일한 때. 몸의 반쯤 되는 상반신을 일으키려고 할 뿐인데 너무 무거운지. 눈을 뜨자마자 몸무게의 절반 정도의 무게를 들어올리며 하루를 연다. 왜 자연은 신은 고통 속에서 깨어 나도록 인간을 설계했을까. 아침에 일어날 때 느끼는 고통의 강함만큼 쾌락을 느꼈다면 어땠을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축복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애정과 기쁨으로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아침이 되면 나는 종교를 바꾼다. 귀의한 종교는 이 불교. 원불교 다음으로 이 불교가 아니라 이불을 모시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이불님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 항상 다정함과 따뜻함으로 나를 안아주신다. 나는 영원히 나의 신인 이불 밑에서 그분의 은총을 받으며 볼(ball)로 돌아가고 싶다. 인간은 먼지의 공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이불 속에서 기도문을 읊는다. 일확천금, 불로소득, 졸부 백수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천평의 개인 주택 부산 카티 18억원의 차를 원하는 게 아니다. 부와 권력을 위해 권모술수를 쓸 생각도 없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인간에게 천부로 주어졌다는 자유라는 권리를 보장받고 싶은 것이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자유 먹고싶은것을 먹을 자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자유.달에 약 300만원만 하늘에서 떨어지면 된다. 나중에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올리는게 좋겠지? 그 정도면 내가 좋아하는 치킨, 짜장면, 쌀국수, 조개구이, 새우 등을 먹으면서 가끔 운동을 하면서 읽고 싶은 책을 사면서 최신 영화를 보면서 유료 웹코믹 결제를 하고 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남은 돈 모아서 가끔 수십만 원짜리 취미용품 만들고, 마사지 받고, 가끔 좋은 곳으로 여행가고. 이렇게 사는 게 내가 상상하는 최고의 삶이었다.하지만 겨울은 춥고 현실은 춥다. 찬바람이 만든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업무상 실수로 위축되고 상사의 질책에 약해진다. 움푹 파인 채 이 이불다리(Blanket covers comforter duvet)의 기도문을 읊는다. 일확천금, 불로소득, 졸부 실업자 이런 무활력, 저기압이 낮은 에너지 상태에 있을 때 배진수 작가의 네이버 웹툰 금요일 원룸편을 봤다. 웹 코믹 “금요일”은 이전에 연재되고 있었지만 완결된 작품이다. 최근에 그 작품 중 몇 개가 ‘금요베스트’라는 이름으로 재연되고 있다. 아까 전에 ‘금요일’을 한자 ‘칠일’로 변환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금요일’이 내가 아는 월화수목금금금금요일이 아니었다. 금척이 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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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금요일’의 ‘원룸편’은 직업 없이 게임만 하고 방에 갇혀 있던 인물이 무한 반복되는 자신의 ‘원룸’에 갇힘에 따라 겪는 변화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작품 속 인물이 공감되고 이해하면서도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쏟아지자 많은 생각을 했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네이버 웹툰 금요일 ‘원룸’으로
아래에는 네이버 만화 목요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 내용 및 결말이 일부 있다. 스포일러가될우려하니까원하지않는분은먼저작품을봐주세요.
주인공은 흔히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직업 없이 작은 원룸에서 게임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래도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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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것은 불행하지 않다. 먹고 자는 데 불편함이 없고 게임머니를 통한 경제활동도 하고 있다. 작은 원룸 세상에서 그는 부러울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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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만의 세계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던 주인공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문밖으로 나가니 문밖에 또 방이 있었다. 방에서 나와도 원래 방이 또 있을 뿐이다. 원룸의 무한루프였다. 2부분의 피자와 생쌀이 새로운 문을 열때마다 제공됐다. 굶어 죽을 수는 있었다 충격과 공포, 절망과 몸부림 속에서 그는 죽지 못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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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없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는 환경에 적응해 갔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육식을 그만두게 됐고 운동으로 몸을 단련했다. 글쓰기, 그림그리기, 자기학습 등을 하면서 그렇게 매일 조금씩 성장해갔다. 인생의 본질을 깨달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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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예고 없이 문이 열렸다.
문을 여는 순간 많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꼭 나가야 해?” 방 안에서 물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속에서 성장하기도 했다. 몸과 정신이 건강해졌고 더 나은 사람이 됐다. 방 안에서도 충분히 행복했다. 방문하고 나면 고통과 갈등, 슬픔을 맛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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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세계에서 나가지 않기로 했다. 문은 열렸지만 그 방에 계속 머문다. 그리고 다시 그는 환경에 적응하고 변한다. 또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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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 무한 루프에 갇힐 경우를 대비해 갇힌다고 해도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만든다. 게임, 영화 등 오락과 맛있는 음식들로 방을 채웠다. 이들이 무한히 주어지는 곳에 감금돼도 나쁘지 않다. 아니, 그곳이 천국이다. 통장 잔고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뒹굴뒹굴 하면서 게임하고 먹고 자고 싸면 되니까. 그는 그냥 다시 닫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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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그가 바라는 대로 문이 또 닫혔다. 그런데 이번에는 화장실에 갇혔다.주어진 것은 수돗물, 변기통, 자신의 변(분).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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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무한 루프에 갇히기 전날까지도, 아니 1시간 전까지, 아니 1분 전까지도 그에게는 선택권이 있었다. 인간 세상에서 자신의 미래를 열어가는 힘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택한 것은 나태였다. 똥을 먹어도 살 수 있는 짐승이 되기를 선택한 것은 그 자신이었다. 그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